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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현실 직시하라

지난 6월6일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2차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1.5, 2세는 물론 다른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참석해 의견을 냈다. 그러나 정작 한미박물관 측 관계자는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한인 사회를 위해 활동한다고 주장하는 한인 단체의 관계자들 역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도 아마 박물관이 오픈하게 되면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미박물관은 이미 고인이 된 수잔 안 여사, 김영옥 대령, 새미 리 박사 등을 중심으로 1991년부터 추진된 한인 사회의 숙원 사업이다. 그런데 그 미래가 점차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만 그나마 여러 언론이 공청회 소식을 전하는 등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다행이다.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 추진이 시작된 지 33년이나 지났다. 그런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   한미박물관 건립 추진이 시작되면서 많은 유물도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모인 유물만 최소 6000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현재 그 유물들을 누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박물관이 완공되더라도 무엇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지금 한미박물관 건립 추진 사무실은 잠겨 있고 이사들마저 유물 보관 장소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이니 한심하다. 한미박물관은 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적 통합, 지역 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유물의 확보가 중요하다.   공청회에서 발언한 15세의 한 학생은 “한미박물관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이 한인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박물관 관계자들은 한인 사회와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고 있어 의심과 화를 키우고 있다. 관계자들은 누구를 위한 박물관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미박물관 이사진에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전시할 것이며, 박물관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한인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기록하며 소통하는 박물관의 주인은 우리 모두이다.   공청회 과정에서 일부 소란이 있었다. 박물관 건립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일부 참석자가 “공산당들이 하는 짓이지 무슨 투표를 하느냐”며 소란을 피운 것이다. 그들은 어린 학생들도 있는 상황에서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내뱉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박물관 관계자들은 왜 초청하지 않았느냐는 등 억지 주장까지 했다. 반대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현실 파악 정도는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제때 치료하지 못한 충치는 뽑아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통증도 심하지만, 옆의 치아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으로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목소리를 모아 잘못된 행보를 고발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나간 세월, 그리고 관계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화스럽게 함께 이어 나가는 방향이 좋겠지만 그렇게 싫다는데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당부하고 싶다. 제발 우리의 의견을 들어달라. 함께 하자고, 도와준다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기존 이사회는 오랜 불신으로 인해 박물관 건립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진정 한미박물관 건립을 원한다면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크리스토퍼 이 / 건축가·다큐 영화감독발언대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관계자들 한미박물관 건립

2024-07-08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무능이 화 불러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 건립 프로젝트가 10년 넘게 표류 중인 가운데 고발 사태로 번질 우려가 높다. 한미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며 2차례 공청회까지 열었던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측이 조만간 조사 및 고발을 위한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모임에는 전·현직 한인단체장과 한인 2세 단체 관계자, 타 커뮤니티 단체도 참여할 예정이다. 시민 후원회 측은 불투명한 이사회 운영과 기금 사용 내역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책임은 무능한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있다. 건립 부지에 상당액의 건립 기금까지 확보하고도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사회가 한 일이라고는 조감도 변경 발표가 고작이다. 2013년 첫 조감도 공개 이후 10년간 4차례나 설계가 변경됐다. 조감도만 바꾸며 돈과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현재 확보한 부지와 기금도 현 이사회의 성과로 볼 수 없다. 1990년대 초부터 한미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던 인사들의 노력과 한인 사회의 역량 덕분이다.         한미박물관은 한인 사회 최대 숙원 사업이다. 그만큼 한인 사회의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명망 있고 유능한 인물들이 이사회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현 이사진은 불투명하다. 도대체 어떤 인물들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는지, 또 어떤 과정을 통해 임명되었는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시민 후원회 측은 공청회에 이사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2차례의 공청회 과정에서 한미박물관 이사는 아무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프로젝트의 현재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것이다.   이사회 측은 외면과 침묵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책임 추궁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힘에 부친다고 생각되면 대대적인 이사회 개편이 방법이다.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건립 이사회 측은

2024-06-12

한미박물관 고발에 한인들 힘모은다

10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 한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 프로젝트를 두고 이사회를 고발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현재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한국일보 회장인 장재민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발 내용은 이사회의 불투명한 운영과 그동안 모금한 건립기금 약 1100만 달러의 사용 내역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에 따르면 한인사회 전·현직 단체장, 타인종 단체, 한인 2세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한미박물관 이사회를 가주 검찰 및 국세청(IRS)에 고발하기 위한 미팅을 갖는다.   시민 후원회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2차 공청회 이후 여러 단체 관계자들로부터 함께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미팅 스케줄을 다음주 내로 조율하고 있으며 조사 요청 및 고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는 좌초 위기다. 〈본지 4월8일자 A-1면〉   건축비 증가로 건물 디자인조차 원점으로 돌아갔고, 지난 8년간 실무를 맡아온 윤신애 사무국장까지 그만뒀다. 한미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는 수년째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고, 가주 검찰 기록에는 관련 서류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이사회 등록도 ‘연체(delinquent)’ 상태로 표기돼 있다.   권영신 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은 “두 번의 공청회를 통해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이사회의 입장을 듣고 싶었을 뿐인데 지금까지 아무 응답도 없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법적 고발이 불가피하고 현재 10여 명 정도의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팅 스케줄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대한 고발이 정식으로 이루어질 경우 좌초 위기의 프로젝트를 재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단체가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사회 한 관계자는 “주류사회였다면 이런 식의 프로젝트 진행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일부 단체장, 한인 사회 주요 인사 중에서는 법적 고발 후 새 단체 구성의 필요성도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무국장의 공석이 이어지고 있고, 이사진 교체 여부 등에 대해 본지는 이사회 측에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박물관 디자인을 제작했던 ‘모포시스’의 이의성 건축가 역시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미박물관은 지난 1991년 당시 원로 건축가였던 데이비드 현 이사장을 중심으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 수잔 안, 예비역 김영옥 대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새미 리 박사 등을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한인 사회의 숙원사업이다. 이후 LA시로부터 한미박물관 건립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장기임대(2013년) 받는 쾌거를 이뤘지만, 그 이후부터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한미박물관 고발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인사회 관계자들 한미박물관 건립

2024-06-11

한미박물관 기금 1100만불 사용내용 공개 촉구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후원회’가 2차 공청회를 열고 한미박물관 이사회 투명성 제고를 위한 대응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주최 측은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이 그동안 모금한 건립기금 약 1100만 달러의 사용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6일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이하 한미박물관 건립 후원회)는 LA한국교육원 강당에서 2차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2차 공청회에는 스칼렛 엄 전 LA한인회장, 권영신 전 대한인국민회 이사장, 마지프 시디키 방글라데시계 커뮤니티협회 회장 등 전·현직 단체장과 한인 1~2세 약 40명이 참석했다. 반면 주최 측이 참석을 요청한 한미박물관 이사회, 캐런 배스 LA시장, 헤더 허트 10지구 시의원실 측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공청회는 한미박물관 건립사업 진행상황, 시민후원회 대응방안, 참석자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모임을 주최한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이 10년을 넘었지만, 건립기금으로 모은 1100만 달러 중 300만 달러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면서 “그동안 기부를 하신 분 중 세상을 떠난 분들도 있다. 장재민 이사장과 이사회 측이 한인사회에 재정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후원회는 대응방안으로 ‘캘리포니아주 검찰 및 연방국세청(IRS) 고발 등 법적대응, 새 이사회 구성, 한인사회 유물 행방 및 보관 방법’ 등을 논의했다. 반면 주최 측이 참석자들을 상대로 한미박물관 이사회 고발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일부 참석자가 반대해 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행동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장재민 이사장 등 이사들이 박물관 건립을 염원하는 한인사회 여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칼렛 엄 전 LA한인회장은 “우리 한인사회를 위한 박물관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면서 “텐트를 쳐서라도 박물관 건립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박물관 건립사업이 여기서 끝나지 않도록 2세들이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장재민 (한국일보) 회장도 동포사회가 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신 전 대한인국민회 이사장은 “우선 대한인국민회 유물 2만 점은 한국 독립기념관에서 복원하고 복원 중으로 한미박물관이 완공되면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한미박물관 현 이사진은 건립기금을 어떻게 썼는지 한인사회에 알려야 한다. 이런 공청회 등에 나와서 공개하고 대화를 하면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2세인 헤더 양(16)은 “한국 무용을 배워 주류사회에 알리는 등 우리 문화에 자부심이 많다. 한미박물관을 만들어 우리 이민사회 이야기와 기억을 오랫동안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2차 공청회를 마친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1~2주 안에 한인 전·현직 단체장, 타민족 리더, 한인 1.5~2세들과 모여 공동행동을 위한 연합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건축가는 “한인 전·현직 단체장이 공동행동에 함께 나서기 위해 모임을 열기로 했다”며 “한미박물관 이사진의 재구성과 장재민 이사장의 리더십 등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 우선 연방국세청이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회계투명성을 밝히도록 법적 고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건물 디자인을 맡은 이의성 건축가 등 ‘모포시스’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미박물관 착공식이 곧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한미박물관 한인사회 한미박물관 건립사업 한미박물관 이사회 이하 한미박물관

2024-06-09

“한미박물관 이사회 법적 고발 검토”

10년 넘게 착공조차 못한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본지 4월8일자 A-1면〉에 처한 가운데 두 번째 주민 공청회가 열린다. 특히 이번 공청회에서는 밀실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대한 법적 조치 검토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는 오는 6일 오후 5시30분 LA한국교육원(680 Wilshire Pl) 강당에서 제2차 주민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 단체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법적 고발과 IRS 조사 등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이 반드시 참석하길 바란다”며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과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이사회 운영 내용을 공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후원회 측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에서는 ▶검찰 조사 요청 ▶이사회 개편 요구 ▶기부 받은 역사 유물 등에 대한 보관 및 행방 여부 등 크게 세 가지 부분을 논의하게 된다.   문제는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이 계속되는 참석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시민 후원회 측이 한미박물관 이사장인 한국일보 장재민 회장에게 이번 문제와 관련, 미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건축가는 “한미박물관 안병찬 이사와 연락이 닿았는데 지난 4월 그만둔 윤신애 전 사무국장은 사임이 아닌 ‘해고’라고 하더라”며 “이사진도 새로운 젊은 인물들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누가 됐는지, 윤 사무국장의 해고 이유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본지도 이와 관련,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에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30일 현재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미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는 아직도 수년 째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가주 검찰 기록에는 한미박물관 측이 관련 서류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비영리 단체 등록도 ‘연체(delinquent)’ 상태로 표기(30일 기준)돼 있다.   윤신애 전 사무국장은 지난 3월 본지에 “(검찰에) 등록 비용을 제출했고 곧 수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변한 건 없다.   답보 상태에 있던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와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주민 공청회 주최 측은 캐런 배스 LA시장, 헤더 허트 10지구 시의원 사무실 등에 참석을 요청한 상태다. 이번 공청회에는 ‘차이니즈-아메리칸 박물관’ 관장을 비롯한 라틴계, 방글라데시계 등 지역 사회 타인종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미 박물관 프로젝트와 관련,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안병찬 한미박물관 건립

2024-06-02

[발언대]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사회"

한미박물관(KAMA)의 신속한 건립을 바라는 주민공청회가 지난달 21일 열렸다. 공청회에는 한인 1세는 물론 1.5세와 2세, 그리고 전문가들과 타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회는 현 한미박물관 이사진과의 의사소통, 운영의 투명성 등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지만 한미박물관 측에선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실망스러웠다.     최근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은 4번째 디자인을 공개하며 1991년 시작된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RS(국세청) 자료를 보면 현 한미박물관은 당시 사용하던 식별 번호(EIN)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주장은 역사를 보존하겠다는 한미박물관이 오히려 역사를 삭제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지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인 사회는 한미박물관의 재정 상황이나 이사회의 운영 현황 등을 알 권리가 있다. 한미박물관이 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것은 물론 후세 교육, 지역 발전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4월4일 LA시가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6가의 부지를 기증하면서 한미박물관 건립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더구나 시의회, LA시 검찰 등과 조율해야 할 사안까지 생겼다고 한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동안 조감도만 수차례 바뀌면서 마치 풍선처럼 터질 것만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타운을 대표한다는 한인 단체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입을 꼭 다물고 방관만 하는 실정이다. 아마 이들도 박물관이 건립되면 VIP 대접을 받으려 할 것이다. 이런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은 33년간이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미박물관은 1991년 시작하여 1995년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됐다. 박물관을 건립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역할을 정확히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한인들은 산책하듯 박물관 소장품을 감상하며 사회·문화적 가치를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현재의 한미박물관 이사진은 전시물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박물관은 지역 사회의 참여를 통해 운영되고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한인 이민 역사를 기록하는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모두다.   한미박물관이 건립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건립 시기를 앞당기려면 우선 한인 사회가 한마음으로 통합되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 박물관 건립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사하려면 사심을 버리고 봉사해야 한다. 무엇을 얻으려고 봉사하려면 그만둬야 한다.” 생전에 ‘기부왕’으로 유명했으며 한미박물관 이사회에도 참여했던 고 홍명기 회장이 한미박물관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남기신 마지막 유언이다.     우리가 공청회를 연 목적은 단합에 있다. 서로 의견을 듣고 표현하며, 소통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공유하자는 의도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달에 두 번째 공청회의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이사 등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히 부탁한다. 크리스토퍼 이 / 건축가·다큐영화감독발언대 한미박물관 한인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건립 한미박물관 이사진

2024-04-09

한미박물관 표류 위기…사무국장도 그만뒀다

10년 넘게 착공조차 못한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 프로젝트가 표류 위기에 처했다.   최근 갑작스레 이전 디자인을 취소하면서 프로젝트가 원점〈본지 3월21일자 A-1면〉으로 돌아간 가운데 유일했던 실무 책임자까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에 따르면 한미박물관 사무국장이었던 윤신애씨가 지난 1일부로 사임했다. 이 후원회는 지난달 21일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와 관련, 현 이사회에 대한 투명성 요구, 대안 제시 등을 위해 주민공청회를 주최했던 단체다.   이 단체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윤씨는 한미박물관 이사회에서 유일하게 9만5000달러 이상 연봉을 받으며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라며 “윤씨가 사임함에 따라 가뜩이나 베일에 가려졌던 프로젝트는 더 미궁 속으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씨의 사임은 사실상 한미박물관 이사회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방향키를 잃은 것과 같다.   온라인 매체 LAist 역시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으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 매체도 윤 사무국장의 사임과 웹사이트(kanmuseum.org)가 폐쇄된 상황 등을 전하면서 “가족 소유의 신문사인 한국일보의 회장이자 이사장인 장재민씨와 이사 그 누구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며 “이전 디자인에는 아파트가 포함됐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단독건물 변경안이 시 정부와 임대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본지는 지난 5일 한미박물관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봤다. 사무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상태였다.   사무실 앞 바닥에는 수거하지 않은 우편물들이 방치돼 있었다. 문에는 연방 우정국의 소포 수령 통지서들이 붙어 있었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사실상 사무실 운영이 한동안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박물관 이사조차 사무국장의 사임을 모르고 있다. 회계를 맡은 안병찬 이사는 본지에 “잘 모르겠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만 말했다.   사임 배경, 이사회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더는 답변하지 않았다. 본지는 윤신애씨에게 사임 이유를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5일 현재까지 전화기는 계속 꺼져있다.   이 가운데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 측은 배임 등의 책임을 물어 이사회에 대한 법적 고발도 검토 중이다. 한미박물관이 지난해 국세청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이사회는 장 이사장을 포함해 8명이다.   이 건축가는 “4월 말에 2차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인데 만약 그때도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국세청 조사 등 법적 고발 단계를 밟을 것”이라며 “프로젝트는 진척된 게 없고 이사회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윤 사무국장에게 지난 7년간 연봉 등 관련 운영비만 97만 달러 이상 지급했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주민공청회를 앞두고 지난달 19일 갑자기 단독 건물 형태의 새 디자인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본지는 디자인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모포시스’의 이의성 건축가에게도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미박물관 방향키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프로젝트 한미박물관 사무실

2024-04-07

[사설] 부실·불투명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이사회(이사장 장재민)가 또 박물관 디자인을 바꿨다. 지난 2013년 첫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 벌써 세 번째 변경이다. 이사회 측은 디자인을 바꿀 때마다 그럴듯한 이유를 앞세웠다. 2015년 첫 변경 때는 운영 비용이 명분이었다. 박물관 부지에 아파트를 함께 건축해 임대료 수입으로 관리비 를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물관 내 아파트’라는 황당한 발상에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그러다 2019년 또 새 조감도를 발표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아파트 건축은 백지화하고 박물관만 짓는 형태였다. 그런데 5년 만에 또 조감도를 바꾼 것이다.     이번 명분은 공사 비용이다. 건축비가 많이 올라 5년 전 조감도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다. 이사회 측은 건축 비용 걱정은 하면서 잦은 설계도 변경으로 낭비되는 돈은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한미박물관 건립 촉구 단체인 ‘시민후원회’에 따르면 설계 비용으로 지출된 돈만 250만 달러가 넘는다.     착공 지연도 답답한 일이지만 이사회 측의 불투명하고 부실한 운영이 더 문제다. 우선 재정 상황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사회 측은 지난주 새 조감도를 발표하며 LA시와 주 정부, 연방정부로부터 확보한 기금이 1450만 달러라고 밝혔으나 개인이나 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기금액과 정확한 지출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총 얼마의 기금이 모였고 어떻게 지출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이사회 측은 IRS(국세청) 자료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인 사회의 관심사인 만큼 자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 현안을 소수만 알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사회 측은 10지구 시의원 및 LA시 검찰과 법률적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적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혹시 ‘법률적 문제’라는 것이 공개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사안인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가주 검찰 자료에 따르면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비영리단체 등록 상황이 ‘미비(delinquent)’ 상태로 방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사회가 얼마나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미박물관은 한인 사회 전체를 위한 프로젝트지 몇몇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설 한미박물관 불투명 한미박물관 이사회 불투명 한미박물관 한미박물관 건립

2024-03-27

“한미박물관 불투명·사유화·퇴진” 성토…한미박물관 첫 주민공청회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이 추진 11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본지 3월21일자 A-1면〉, 첫 주민공청회가 진행됐다.   10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 한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를 두고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LA한국교육원에서 열린 한미박물관 주민공청회에는 70여 명이 참석, 프로젝트에 대해 성토하는 한편 이사회에 대한 투명성 요구, 대안 제시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공청회는 ‘우리는 정말 알고 싶다’라는 한마디로 축약된다. 참석자들은 공청회 내내 이사회 운영과 프로젝트의 진척 과정이 베일에 가려져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시민 후원회’(가칭)의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는 “건축 디자인을 계속 변경만 하느라 25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갑자기 이번에 뜬금없이 새 디자인을 또 발표했다”며 “이사회 운영뿐 아니라 재정 상태, 진행 상황 등이 모두 불투명한 가운데 이 프로젝트는 이제 ‘공공’의 것이 아닌 ‘사유화’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주민들이 국세청 서류를 바탕으로 직접 조사한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재정 자료(2013~2022)도 공개됐다. 특히 주최 측은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2017년 이후부터 이사회 수입의 약 60%가 사무국장의 인건비(57만 달러)로만 지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박물관 현 이사장이자 한국일보 회장인 장재민씨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미술사학자이자 연세대학교 초빙교수를 역임했던 최승규 박사는 “누군가 일을 했다면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착공도 못 하고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계획조차 모르겠다”며 “장재민 씨는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새로운 이사들을 영입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측이 지난 19일 새 건축안을 발표하면서 1990년대 초반 ‘한미박물관’ 명칭으로 진행됐던 사업과 전혀 다른 프로젝트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미박물관 관장을 역임(2002년 10월~2003년 5월)한 민병용 한인역사박물관장은 “국세청 자료 등을 보면 현 이사회는 1990년대부터 한미박물관 이사회가 사용해온 IRS의 식별 번호(EIN)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당시와 지금 박물관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주민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이사를 역임한 서동성 변호사를 비롯한 LA총영사관, 대한인국민회, 흥사단, LA평통 등 한인 단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또, 한인 2세 고등학생 10여 명을 비롯한 USC 전 동아시아도서관장 케네스 클레인, 방글라데시계 커뮤니티협회 마지프 시디키 회장, 고 민병수 변호사의 부인 캐롤 민 여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마지프 시디키 회장은 “유대계 등 각 커뮤니티를 보면 저마다 박물관이 있는데 LA한인타운에도 한인 이민 역사를 보여줄 박물관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를 적극 지지한다”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도 한인 사회가 어떻게 박물관을 짓는지 유심히 지켜보면서 그 길을 좇아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글렌데일에 건설중인 아르메니안 박물관을 예로 삼아 대안도 제시됐다. 배국희 LA평통상임고문은 “아르메니안 박물관 건립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재정 상황과 건축 과정이 아주 자세하게 모두 공개돼있다”며 “한미박물관도 커뮤니티에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한미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의 경우는 수년 전부터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한미박물관’이라는 큰 글자만 좌측으로 흐르며 반복된다.     전국 단위로 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액 기부자에게만 의존하는 건 시민들의 참여 의식을 고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인국민회 클라라 원 이사장은 “먼저 정확한 건축 목표 기한을 세운 뒤 각 지역 후원회를 결성해 다방면으로 활발한 기부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현재 이사회에도 주류사회에 네트워크를 가진 2세들을 대거 영입해서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주최 측은 공청회에 앞서 헤더 허트 10지구 사무실과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에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건축가는 “시민들이 갖는 궁금증에 대해 이사회 측이 나와 설명해주길 기대했다”며 “허트 시의원 사무실에서는 심지어 보좌관이라도 보내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이런 부분이 프로젝트가 베일에 싸여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이번 주민공청회를 앞둔 지난 19일 갑자기 단독 건물 형태의 새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디자인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모포시스’의 이의성 건축가에게 질의서를 보냈지만 24일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미박물관 공청회 한미박물관 주민공청회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프로젝트

2024-03-24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책임 크다

한미박물관이 또 설계도 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된다.  LA한인타운 6가와 버몬트의 부지에 박물관과 저소득층 아파트를 함께 짓겠다는 것이다. 박물관과 아파트 결합 계발안은 지난 2015년에도 추진됐었다. 당시 이사회 측은 박물관 운영비용 확보를 위해 아파트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 계발안은 당연히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박물관 건립 목적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주거 시설이 함께 들어선다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박물관 규모의 축소도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이사회가 슬며시 아파트 복합 계발안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은 부지 확보 이후에도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글렌데일의 아르메니안박물관이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지난해 착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사회는 10년 동안 설계도를 3번이나 바꿨다. 처음 설계도가 공개된 것은 부지 확보 다음 해인 2013년이었다. 이사회 측은 설계도를 공개하며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인 꽃담을 모티브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 진척은 없었다. 그러다 돌연 2015년 ‘박물관+아파트’ 형태로의 설계 변경을 발표했다. 설계도 변경에 비난이 빗발치자 4년이나 지난 2019년 다시 아파트를 뺀 단독건물안을 발표했다. 그러다 4년 만에 다시 아파트 포함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만약 설계도가 또 변경되면 10년 동안 4번째 바꾸는 것이 된다.     부지가 결정되고 10년이 지나도록 이사회가 한 일이라고는 주기적으로 설계도를 바꾼 것밖에 없는 셈이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운영의 폐쇄성이다. 그동안 이사회 측은 설계도 결정 과정에서 한인사회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다. 정확한 모금 현황이나 지출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미박물관의 완공 시기는커녕 언제 공사의 첫 삽을 뜰 수 있을지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박물관은 커뮤니티 자산이지 어느 개인이나 소수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사진 전면 개편 등 이사회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건립 이사회 측은

2023-05-03

한미박물관에 ‘한인 사회’가 빠졌다…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관장 인터뷰

LA 한복판에 한미박물관을 세우겠다는 한인 사회의 염원은 30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땅과 돈을 줬는데도 숙원은 여전히 숙원에만 머물러 있다. 〈관계기사 3면〉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최근 한미박물관 문제와 관련, 본지 보도를 보며 숙원마저 사라질까 우려하고 있다. 9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 관장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이사회부터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 관장은 한인 이민사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데 헌신해온 역사 학자다. 동시에 그는 언론계에서도 활동했다. 미주한국일보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한미박물관 이사장을 맡은 인물은 장재민 한국일보 회장이다.   그는 “특정 언론사가 자기 사업처럼 추진하는 건 문제가 있다. 이사회부터 폐쇄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금주 안으로 민 관장은 한인 사회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한미박물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왜 지지부진한가.   “박물관은 네 가지가 필요하다. 건물, 경영을 위한 인력, 운영에 필요한 재원, 전시를 위한 역사 자료 및 유물 등이다. 한미박물관은 건물을 짓는 데만 노력했다. 문제는 건물조차 아직 못 지었다는 점이다.”   -무엇이 원인인가.   “간단히 말해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투명하지 못한 재정이 문제다. 그러니 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아웃 리치 활동이 있을 수가 없다. 역사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물론이고 한인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없었다. 심지어 웹사이트마저 중단된 상태 아닌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소수의 이사진에 의해서만 운영된 결과다.”   -이사회가 바뀔 수 있나.   “지금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마치 특정인의 이사회 같다. 고 홍명기 회장도 생전에 ‘한인 커뮤니티 전체를 위한 박물관을 지어야지, 특정 언론의 이미지를 가진 박물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셨다. 진짜 일할 수 있고 전문성을 가진 외부인을 영입해서 이사진을 개편해야 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개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세대가 바뀌었다. 1세대는 지고 있고, 2세대는 이민사 자료들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유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미박물관이 지어질 수 있다. 누구는 봉사로, 재정적으로, 전문적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참여해야 한다. 후원금으로 보자면 ‘100만 달러’도 필요하지만 10달러, 20달러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프로젝트에는 ‘한인 사회’가 빠져있다.”   -재원 마련은 가능한가.   “한국 정부도 처음에는 도울 의향이 있었다. 한인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재력가도, 각 분야의 전문가도 많다. 그들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투명하게 진행될 수만 있다면 돈도 내고, 힘을 보탤 사람들이다. 일미 박물관을 보자. 가족 단위부터 기업까지 모두가 함께 나서지 않았나.”   -한인사회 관심이 저조하다.   “땅이 있는데 삽질조차 못 한 건 사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외부에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제 나오고 있다. 한인 사회 주요 관계자들과 일부 정치인들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금주에 몇몇 인사들이 모여 한미박물관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미박물관 프로젝트 한미박물관 프로젝트 한미박물관 이사회 한미박물관 문제

2023-02-12

일미박물관엔 앞다퉈 후원금, 우린…

일본계 미국인의 역사를 알리는 일미박물관(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사진)이 정치·경제계 여러 단체로부터 540만 달러 후원금을 받았다. 10년 넘게 건립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한미박물관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최근 LA다운타운뉴스(LADTNEWS)는 사기업, 정부기관 등 23개 주요 재단이 일미박물관에 540만 달러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미박물관 앤 부로흐 관장은 “일미박물관은 LA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섬기는 모범을 보인다"며 “이번 지원으로 일본계 미국인의 역사를 알리고, 차세대에 일본계 정체성 등 미래를 교육하는 데 힘을 얻게 됐다. 특히 차별과 구별짓기에 맞서 민주적인 다문화와 사회정의를 위한 활동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미박물관은 1985년 설립된 뒤 1992년 LA다운타운 리틀도쿄 구역에 문을 열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일본계 커뮤니티가 뜻을 모았고,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대기업도 후원에 앞장섰다.   개관 이후 일본계 미국인의 이민역사,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이 당한 차별과 격리 등을 알리고 있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일미문화원과 함께 일본 전통문화도 홍보한다.   540만 달러 지원금은 박물관 노후 기자재 교체, 연방 정부의 일본계 격리 당시 음식 체험 프로그램, 초기 일본계 이민자의 유산 전시회, 기타 미술 전시회, 다큐멘터리 제작 등에 쓰일 예정이다.   그동안 일미박물관은 70여 특별전시회, 17개 일본계 미국인의 주요 역사문화 체험관 등을 열었다.   한편 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이사장 장재민)은 LA한인타운 6가 스트리트와 버몬트 애비뉴 서남쪽 공영주차장 부지에 건립 예정이다. 2013년 LA시가 건물 부지를 50년 무상 장기임대를 결정했지만, 10년째 착공을 못 하고 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3차례 설계변경을 이유로 시간과 예산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물관 착공이 지연되면서 연방정부 지원기금 700만 달러, 캘리포니아 지원기금 400만 달러, LA시 지원기금 350만 달러도 대부분 ‘약정’ 상태다. 그동안 모금한 기금 중 적지 않은 기부금이 ‘약정’ 또는 ‘착공 전제’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사회 측은 기부금 관련 회계내역 공개도 꺼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LA시 행정국 산하 재개발 프로젝트 부서 관계자는 본지에 “(박물관 지원) 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착공이나 설계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관련 서류가 필요한데 제출된 게 없다"며 “또한 관련 비용을 청구하는 서류도 접수한 게 없다. 시의회가 약속한 350만 달러는 미지급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일본 일미박물관 그동안 일미박물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 한미박물관 이사회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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